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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 - 박재형 결혼

이병호 2007.04.15 00:57 조회 수 : 3884 추천:123

이 화창한 봄날에 모든 일을 제쳐두시고, 이 결혼식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는 하객 여러분께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주례인 제가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한 쌍의 부부를 낳아서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양가 부모님께 축하를 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날을 택하여 신랑 신부 양가 어른들과 일가친척, 친지 그리고 이 많은 하객들을 모신 가운데 이 사람이 주례를 맡게 된 것, 또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신랑 박 재형 군은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고 삼성전자LCD 총괄에 근무하고 있는 장래가 아주 촉망되는 청년입니다. 신랑은 석박사 과정 재학 시절 가장 많은 논문을 썼던 똑똑한 청년입니다. 신부 최 은경 양은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경기도 국공립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현재 오산시 운산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는 아주 훌륭한 규수입니다.

이 두 사람은 좋은 가문 출신으로서 지식과 교양을 쌓았기에, 이 주례가 더 당부할 말이 없겠지만, 이 사람이 인생의 선배로서 느낀 점을 신랑의 지도교수 입장으로 당부함으로써 주례사에 갈음할까 합니다.

신랑, 신부 두 사람은 결혼을 결정하면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같이 나눌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이 나누어 갈 시간들이 반드시 장밋빛만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결혼은 생활이기 때문이지요. 집안 대소사의 문제에서부터 경제적 운용의 문제 등 많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갈등도 생길 것입니다. 그것은 먼저 결혼했던 이 세상의 모든 부부의 경험이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서, 부부가 살다 보면 좋은 일과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슬프고 어려운 일들도 생깁니다. 이럴 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지켜주어야 합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은 스스로 택한 것이 아니지만, 오늘 신랑 신부의 이 인연은 온전히 자기 스스로 취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연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어가는가 하는 것은 오직 본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모든 일에 앞서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용서해 줍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신랑, 신부의 사랑은 이제 시작입니다. 서로 사귀면서 확인했다고 생각한 사랑은 사실은 사랑의 씨앗입니다. 이제부터 서로 아끼고 감싸면서 진정한 멋진 사랑을 평생 가꾸어 가십시오.

이를 위해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며 위해주기 바랍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서로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지식과 격정에 의존하지 말고 지혜와 슬기에 의지하십시오.

그리고 사회에서는 서로 경쟁하고 평가하고 평가 받지만, 가정에서는 서로 위로하고 감싸야 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또 스스로 중요한 사람임을 가정에서 확인 받아야 합니다.

두 사람이 꾸리는 새 가정 속에서 당연히 두 사람 모두 행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시골의 펌프 물의 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펌프질을 많이 하여도 물이 올라오지 않고, 빈 소리만 요란합니다. 이는 땅 속에 물이 메말라 있기 때문이 아니라, 펌프에 물이 메말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펌프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 넣으면 지하수는 샘물처럼 솟아오르게 됩니다.

가정의 행복도 이와 같습니다. 서로의 단점을 불평하지 말고 매사에 믿음과 사랑과 감사의 물을 부어 넣으면 행복의 샘물은 밑에서 콸콸 솟아오르게 될 것이고, 신랑 신부와 또, 태어날 2세들이 이 행복을 맛보며 기뻐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 온전한 가정, 쉼터가 되는 가정을 서로의 노력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양가 부모님을 깊이 이해하고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친부모와 똑 같이 양가 부모님을 생각해고 내왕하면서 마음을 다해 효도를 해야 마땅합니다.

‘내리 사랑’이 크다는 것은 신랑 신부가 2세를 낳아 기르다 보면 진정으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 깨닫게 될 것을 지금부터 알아 양가 부모님께 잘 한다면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는 사랑으로 조화로운 가정을 이루길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신랑은 학창시절 꿈의 기술인 3차원 디스플레이 장치를 연구했습니다. 이제 서로의 공동체를 만들면서 갖게 되는 꿈을 3차원의 현실에서 이루어 가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가정을 밝히고 세상을 밝히는 행복의 모범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를 함께 하여 주신 하객 여러분께서도 새 출발하는 이 아름다운 가정을 지켜 봐 주시고, 미흡할 때는 따뜻한 보살핌이 있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이 가정이 항상 축복 받는 가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간단하나마 두서없는 말로 이만 주례사를 마칠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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