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님의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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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학장 "공대야말로 글로벌 경쟁력 갖춰"
한민구 학장 인터뷰…"의대 법대 좋으나 공대의 이점 커"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이공계대학 입학설명회를 끝낸 한민구 공대 학장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이 입학설명회에 대해 ‘썰렁한 설명회장’, ‘이공계 기피 분위기 뚜렷’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10일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했다. 주종남 공대 기획실장도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준비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올해 서울 공대 정시모집 등록률은 82.9%. 사상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81.7%)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1학기 자퇴생 236명 가운데 공대생은 88명으로, 이 중 52명은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 지원이 자퇴 사유다. 자연대는 29명의 자퇴생 중 3명, 농생대는 39명 중 6명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학교를 떠났다. 때문에 한 학장은 지난 4월 직접 서울시내 과학고를 돌며 ‘이공계 지원’을 부탁하고 다니기까지 했다.
한민구 공대 학장과 주종남 기획실장은 각각 71년과 79년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수석이 물리학과에 진학하던 시절이었다. 공대는 서울대 최고학부였고, 이공계 졸업자는 나라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으로 대접을 받았다. 주 실장은 미국 퍼듀대학 산업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 학장은 뉴욕주립대 조교수를 지냈다. 이들은 “입학 점수로만 따지면 이제 서울대 최고 학부는 의대와 법대”라고 말했다.
한 학장은 “의사는 안정적이고 돈 잘 버는 직업, 연구원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공식이 학부모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고 했다. 국내 굴지 기업의 CEO만 따지고 보면 서울대 이공계 출신은 꽤 많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총괄사장, 현대중공업의 김형벽 회장,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 그는 “사립대처럼 ‘서울대 나온 CEO’라는 식으로 선전하면 ‘잘난척 한다’는 말 듣기 십상”이라고 했다.
한 학장은 “법대나 의대에 비해 이공계 대학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통하는 기술은 세계에서도 통한다”고 강조했다. 주종남 공대 기획실장도 “이공계 대학에선 ‘공대 마인드’를 기를 수 있다. 어떤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자기만의 분야를 가질 수 있는 셈”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이공계를 졸업해도 정·관계나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고, 이미 선배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4년간 실험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고등학생들에게 꼭 알려달라”고 했다. 한 학장은 “미국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MBA를 수료한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공과대학에서가 아니면 배울 수 없는 ‘공대 마인드’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기획실장도 “중국에서는 지도자가 대거 이공계 출신 아니냐.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한민구 학장은 하소연 하듯 이런 말을 했다.
“이공계 기피라고들 하는데…. 정부에서 대학에 완벽하게 학생 선발권을 줬으면 좋겠어요. 내신 성적 좀 떨어지더라도 실력 있는 과학고 학생 좀 데려오면 안 되겠습니까. 지방·서울 균형 발전도 좋지만 ‘하향 평준화’는 더 이상 안 됩니다. 우수한 학생이면 무조건 데려와야죠. 그 애들이 바로 ‘국가경쟁력’ 아닙니까.”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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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대학장 "공대야말로 글로벌 경쟁력 갖춰"
한민구 학장 인터뷰…"의대 법대 좋으나 공대의 이점 커"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이공계대학 입학설명회를 끝낸 한민구 공대 학장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이 입학설명회에 대해 ‘썰렁한 설명회장’, ‘이공계 기피 분위기 뚜렷’ 등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10일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속이 상한다”고 했다. 주종남 공대 기획실장도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준비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올해 서울 공대 정시모집 등록률은 82.9%. 사상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81.7%)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1학기 자퇴생 236명 가운데 공대생은 88명으로, 이 중 52명은 다른 대학 의대·한의대 지원이 자퇴 사유다. 자연대는 29명의 자퇴생 중 3명, 농생대는 39명 중 6명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학교를 떠났다. 때문에 한 학장은 지난 4월 직접 서울시내 과학고를 돌며 ‘이공계 지원’을 부탁하고 다니기까지 했다.
한민구 공대 학장과 주종남 기획실장은 각각 71년과 79년 서울대 기계공학과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수석이 물리학과에 진학하던 시절이었다. 공대는 서울대 최고학부였고, 이공계 졸업자는 나라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으로 대접을 받았다. 주 실장은 미국 퍼듀대학 산업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한 학장은 뉴욕주립대 조교수를 지냈다. 이들은 “입학 점수로만 따지면 이제 서울대 최고 학부는 의대와 법대”라고 말했다.
한 학장은 “의사는 안정적이고 돈 잘 버는 직업, 연구원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공식이 학부모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고 했다. 국내 굴지 기업의 CEO만 따지고 보면 서울대 이공계 출신은 꽤 많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총괄사장, 현대중공업의 김형벽 회장,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 그는 “사립대처럼 ‘서울대 나온 CEO’라는 식으로 선전하면 ‘잘난척 한다’는 말 듣기 십상”이라고 했다.
한 학장은 “법대나 의대에 비해 이공계 대학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통하는 기술은 세계에서도 통한다”고 강조했다. 주종남 공대 기획실장도 “이공계 대학에선 ‘공대 마인드’를 기를 수 있다. 어떤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자기만의 분야를 가질 수 있는 셈”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은 “이공계를 졸업해도 정·관계나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고, 이미 선배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4년간 실험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고등학생들에게 꼭 알려달라”고 했다. 한 학장은 “미국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MBA를 수료한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공과대학에서가 아니면 배울 수 없는 ‘공대 마인드’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 기획실장도 “중국에서는 지도자가 대거 이공계 출신 아니냐.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한민구 학장은 하소연 하듯 이런 말을 했다.
“이공계 기피라고들 하는데…. 정부에서 대학에 완벽하게 학생 선발권을 줬으면 좋겠어요. 내신 성적 좀 떨어지더라도 실력 있는 과학고 학생 좀 데려오면 안 되겠습니까. 지방·서울 균형 발전도 좋지만 ‘하향 평준화’는 더 이상 안 됩니다. 우수한 학생이면 무조건 데려와야죠. 그 애들이 바로 ‘국가경쟁력’ 아닙니까.”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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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어떤 글 | 이병호 | 2003.11.12 | 3667 |
1032 | 그룹미팅 | 방장 | 2003.11.11 | 3501 |
1031 | Re:어떤 글 | 송민호 | 2003.11.10 | 34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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