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없는 연구자 퇴출시켜야
박주식 기초과학지원硏 핵융합개발사업단 부장
내가 일하고 있는 핵융합개발사업에서는 꿈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태양 에너지의 근원인 핵융합 에너지를 지구상에 만드는 것이다. 지구상에 자그마한 태양이 하나 생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KSTAR로 이름 지어진 이 사업은 단일장치로는 아마 국내에서 최고의 비용일 것이다.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땀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벌써 3번째 거대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문분야에 투입되었던 과학기술자들이 과연 계속해서 그러한 전문성을 이어나가고 또한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수시켜주고 있냐는 것이다. 전문가가 계속해서 양성되는지를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학교에 교육체계부터 들여다보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평범한 학생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다반수다. 반면 선진국들은 대학교를 거치면서 전문가로서 재탄생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독일의 대학교를 사례로 들어보자. 독일의 대학교 수업은 도제제도로 일컬어진다. 교수는 master이고 학생은 slave의 관계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철저하게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다. 4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사회에 바로 투입이 될 수 있는 과학기술자와 엔지니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4년의 시간은 어떠한가? 대학교 교육의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유학을 가는 사람들은 과연 올바른 것을 배우고 있는가? 외국에 석사,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 매년 수천명의 사람들이 유학길에 오른다.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이 바로 한국에서 써먹을 수 있냐는 것이다. 아무리 유용한 기술이나 지식이라도 본국에 돌아와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학위를 수여하고 우리나라에 돌아왔을때 배웠던 것은 무익한경우가 많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유학을 가야 하는지, 무엇을 배워 와서 써먹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목표의식이 확고하게 갖추어진 상태에서 유학을 가야지 단지 학위를 받기 위해서 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중국을 바라보라. 현재 중국의 유학생들은 자신이 해야 할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고민을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 정확한 대안과 목표가 설정된 다음 외국으로 보내진다. 이들이 배워오는 기술은 어떠하겠는가? 바로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시간의 낭비 없이 전문가로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난 워크숍을 할때 항상 동료들과 직원들에게 질문을 만들어오라고 한다. 질문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직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진행될때 이 속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잡혀있지 않으면 결국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설계를 한 사람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의 머릿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어야 한다. 잠자는 신병을 깨우면 바로 복창을 하는 것처럼 어느 상황에서 누가 물어봐도 확신에 차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가 배를 만드는 조선기술이 세계최고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만일 10억불의 돈을 받아왔다고 하자. 2억불은 설계의 비용으로 지출된다. 이 돈은 외국의 전문가들이 가져간다. 그들은 5천만불 정도의 노력만 기울여 설계도를 만들어내고 1억 5천만불은 순수익으로 가져간다. 우리는 어떤가? 남은 8억불을 가지고 몇 년에 걸쳐서 일을 해서 겨우 5천만불의 이익을 남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설계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수주하면 100%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양성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포항에서 선형가속기를 개발하던 시절 아침에 일찍 기계를 만드는 곳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혹시 기계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부분이 괜찮은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설계가 진행이 되는지 하는 것을 보려고 새벽 6시가 되는 시간에 수명의 사람들이 몰려들곤 했다. 그것을 보면서 성공을 확신했고 결과적으로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당시의 함께 일했던 인력들을 보면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라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와 실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엔지니어들도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하는 부분을 넘어서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학구열에 불타야 한다. 그러면서도 기초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초와 전문성이 중심이 되는 그러한 엔지니어들이 많이 배출이 되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하던 우리가 태풍 ‘매미’로 인해 부두로 떠밀려온 배를 빼내는데 외국의 전문가들을 불러서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펌프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속을 다 알아야 한다. 단순히 작동이 되는 것만을 알면 고장날 때마다 전문가를 불러와야 한다. 그것을 자신이 직접 알아야 하는 것이다. 초창기 아무런 기술이 없던 시절, 외국의 전문기술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작업을 하던 때, 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만들어서 기술을 습득했다. 매일 숨바꼭질을 하듯이 계속 새로운 부분을 고장을 냈다. 그리고 그들이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모든 것을 배웠다. 그렇게라도 배워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자는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차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금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 지금 그들의 나이는 50대 후반이나 60대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우리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KSTR가 5년뒤에 성공했을때 세계를 주도할 세력은 누가 되겠는가? 60억불의 프로젝트의 주인이 바로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 되는 것이다.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만들어진다는 것, 이것은 개인에게도 자부심이지만 미래 세계과학기술분야의 주도권을 우리 대한민국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함을 알아야겠다.
박주식 기초과학지원硏 핵융합개발사업단 부장
내가 일하고 있는 핵융합개발사업에서는 꿈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태양 에너지의 근원인 핵융합 에너지를 지구상에 만드는 것이다. 지구상에 자그마한 태양이 하나 생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KSTAR로 이름 지어진 이 사업은 단일장치로는 아마 국내에서 최고의 비용일 것이다. 수천억원의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땀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벌써 3번째 거대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문분야에 투입되었던 과학기술자들이 과연 계속해서 그러한 전문성을 이어나가고 또한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수시켜주고 있냐는 것이다. 전문가가 계속해서 양성되는지를 생각해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학교에 교육체계부터 들여다보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평범한 학생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다반수다. 반면 선진국들은 대학교를 거치면서 전문가로서 재탄생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독일의 대학교를 사례로 들어보자. 독일의 대학교 수업은 도제제도로 일컬어진다. 교수는 master이고 학생은 slave의 관계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철저하게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다. 4년의 기간을 거치면서 사회에 바로 투입이 될 수 있는 과학기술자와 엔지니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4년의 시간은 어떠한가? 대학교 교육의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그렇다면 유학을 가는 사람들은 과연 올바른 것을 배우고 있는가? 외국에 석사,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 매년 수천명의 사람들이 유학길에 오른다. 많은 것을 배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이 바로 한국에서 써먹을 수 있냐는 것이다. 아무리 유용한 기술이나 지식이라도 본국에 돌아와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학위를 수여하고 우리나라에 돌아왔을때 배웠던 것은 무익한경우가 많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왜 유학을 가야 하는지, 무엇을 배워 와서 써먹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목표의식이 확고하게 갖추어진 상태에서 유학을 가야지 단지 학위를 받기 위해서 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중국을 바라보라. 현재 중국의 유학생들은 자신이 해야 할 분야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고민을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 정확한 대안과 목표가 설정된 다음 외국으로 보내진다. 이들이 배워오는 기술은 어떠하겠는가? 바로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시간의 낭비 없이 전문가로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난 워크숍을 할때 항상 동료들과 직원들에게 질문을 만들어오라고 한다. 질문이 없는 사람은 더 이상 직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진행될때 이 속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잡혀있지 않으면 결국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설계를 한 사람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의 머릿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어야 한다. 잠자는 신병을 깨우면 바로 복창을 하는 것처럼 어느 상황에서 누가 물어봐도 확신에 차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가 배를 만드는 조선기술이 세계최고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만일 10억불의 돈을 받아왔다고 하자. 2억불은 설계의 비용으로 지출된다. 이 돈은 외국의 전문가들이 가져간다. 그들은 5천만불 정도의 노력만 기울여 설계도를 만들어내고 1억 5천만불은 순수익으로 가져간다. 우리는 어떤가? 남은 8억불을 가지고 몇 년에 걸쳐서 일을 해서 겨우 5천만불의 이익을 남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설계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수주하면 100%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모든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양성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포항에서 선형가속기를 개발하던 시절 아침에 일찍 기계를 만드는 곳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혹시 기계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자신이 만들어 놓은 부분이 괜찮은지,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설계가 진행이 되는지 하는 것을 보려고 새벽 6시가 되는 시간에 수명의 사람들이 몰려들곤 했다. 그것을 보면서 성공을 확신했고 결과적으로 당당하게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당시의 함께 일했던 인력들을 보면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라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위치와 실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엔지니어들도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하는 부분을 넘어서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학구열에 불타야 한다. 그러면서도 기초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초와 전문성이 중심이 되는 그러한 엔지니어들이 많이 배출이 되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하던 우리가 태풍 ‘매미’로 인해 부두로 떠밀려온 배를 빼내는데 외국의 전문가들을 불러서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펌프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속을 다 알아야 한다. 단순히 작동이 되는 것만을 알면 고장날 때마다 전문가를 불러와야 한다. 그것을 자신이 직접 알아야 하는 것이다. 초창기 아무런 기술이 없던 시절, 외국의 전문기술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작업을 하던 때, 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만들어서 기술을 습득했다. 매일 숨바꼭질을 하듯이 계속 새로운 부분을 고장을 냈다. 그리고 그들이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모든 것을 배웠다. 그렇게라도 배워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자는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차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금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 지금 그들의 나이는 50대 후반이나 60대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우리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KSTR가 5년뒤에 성공했을때 세계를 주도할 세력은 누가 되겠는가? 60억불의 프로젝트의 주인이 바로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 되는 것이다.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만들어진다는 것, 이것은 개인에게도 자부심이지만 미래 세계과학기술분야의 주도권을 우리 대한민국이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함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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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 내일 점심 회식 있습니다. | 홍지수 | 2003.10.20 | 35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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