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 자정 경의 비행기로 귀국하게 된다.
일요일 새벽 5시에 인천 도착이니, 학교로 가서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챙길 수도 있겠지만, 참도록 하지...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있다.
내가 이곳에 올 때부터 한국의 일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 연구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을 것인가 아닌가를 고민했었는데, 결국 이곳에서도 한국 일에 매달려 고생하다 가는 것 같다. 덕분에 우리 연구실의 외국 저널 논문이 드디어 100 편이 되었지만...
9월 중 한 번 졸업생들도 모여 자축 회식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온갖 회의에 끌려다니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고, 좋은 곳에서 여러가지를 느꼈다.
지현이는 이제 영어가 더 편한 듯 영어로만 말을 하려 한다. 한국 가면 바뀌겠지만... 영어를 읽기 시작했다. 미국 애들보다도 1 년 여 빠른 것이다.
전에 이곳의 교육에 대해 더 글을 쓰겠다고 했었는데, 여유가 없어 쓰지 못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 교육에 별 신경을 쓰지 않겠다면 상관없지만, 또는 아이가 아주 특별나면 모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경제적 여유가 충분해야 아이를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고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여기도 부모의 극성이 대단하다. 결코 한국 못지 않다. 한국에서는 부모가 경제적 부담만 지면 되지만, 여기서는 돈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를 가야하고, 이를 위해 학원도 다닌다. 여기 사는 한국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류층의 미국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말이 학원이지 일대일 교육이기 때문에 과외다.
또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공부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과 악기도 잘 해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잘 시킨다. 하지만, 좋은 상급학교에 가려면 수준급으로 해야 하고 입상 경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영, 테니스, 바이올린, 피아노 등등에서 선택들을 해서 개인 교습을 수년간 (또는 10년씩도) 시킨다. 그것이 다 돈이다.
세차장에 가면 차 한 대 당 히스패닉이 7명 씩 붙어 닦는다. 한국 이사짐 센터도 일하는 사람들은 히스패닉들이다. 대부분 불법 이주자들이고 그만큼 인건비가 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사실 이러한 불법 이주자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물건은 거의 메이드 인 차이나여서 중국에서 만들지 않은 것을 찾기도 어렵다.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미국인들은 저개발국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류층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말이 좋아 전인교육이지, 결국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 갈 확률이 높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립 학교들도 프로그램이 좋은 곳이 많지만, 아무래도 사립학교를 따라갈 수는 없다. 지현이는 학교 갈 나이가 안 되었기 때문에 사립학교에 보내야 했는데, 예를 들어 우주에 대해 배울 때는 NASA에서 은퇴한 사람을 초청해 이야기도 듣고, 우주선 승무원이 먹는 음식도 주문해서 먹어보고, 우주복을 사서 돌려 입고 사진도 찍고 했다. 학부모 중 극성인 엄마들 중 하나가 그 사진들을 화성사진과 합성해서 컬럼비아 호를 추모한다는 글귀를 넣어 나사에 보내고, 나사의 책임자가 이에 대한 감사의 편지와 자기 방에 그 사진을 걸어둔 사진을 찍어 보내고… 또, 각 아이마다 우주복을 입은 것을 TIME 지 표지 사진처럼 만들어서 주고… 뭐 이런 식이니, 이런 열성(또는 극성)이 없는 부모는 부끄럽게 되는 식이다… 바이올린의 경우는 책이 끝날 때마다 책걸이 식으로 친구들과 그 가족들을 불러 리사이틀을 하고 하는 식이다. 지현이도 떠나기 전에 리사이틀을 했다. 이런 식의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런 행사에는 엄마 뿐 아니라 아빠도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 술마시러 다니고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젠 떠나야겠군…
각설하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런저런 과정으로 통해 나름대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자네들이 결국은 미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여러분 중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은 사화로부터 그리고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이다. 여러분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하여튼 세상살기가 쉽지는 않다… 열심히 합시다.
일요일 새벽 5시에 인천 도착이니, 학교로 가서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고 있나 챙길 수도 있겠지만, 참도록 하지...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있다.
내가 이곳에 올 때부터 한국의 일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 연구 분야를 적극적으로 찾을 것인가 아닌가를 고민했었는데, 결국 이곳에서도 한국 일에 매달려 고생하다 가는 것 같다. 덕분에 우리 연구실의 외국 저널 논문이 드디어 100 편이 되었지만...
9월 중 한 번 졸업생들도 모여 자축 회식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온갖 회의에 끌려다니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고, 좋은 곳에서 여러가지를 느꼈다.
지현이는 이제 영어가 더 편한 듯 영어로만 말을 하려 한다. 한국 가면 바뀌겠지만... 영어를 읽기 시작했다. 미국 애들보다도 1 년 여 빠른 것이다.
전에 이곳의 교육에 대해 더 글을 쓰겠다고 했었는데, 여유가 없어 쓰지 못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 교육에 별 신경을 쓰지 않겠다면 상관없지만, 또는 아이가 아주 특별나면 모르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경제적 여유가 충분해야 아이를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고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여기도 부모의 극성이 대단하다. 결코 한국 못지 않다. 한국에서는 부모가 경제적 부담만 지면 되지만, 여기서는 돈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고등학교를 가야하고, 이를 위해 학원도 다닌다. 여기 사는 한국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류층의 미국인들을 말하는 것이다. 말이 학원이지 일대일 교육이기 때문에 과외다.
또 좋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공부만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과 악기도 잘 해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잘 시킨다. 하지만, 좋은 상급학교에 가려면 수준급으로 해야 하고 입상 경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영, 테니스, 바이올린, 피아노 등등에서 선택들을 해서 개인 교습을 수년간 (또는 10년씩도) 시킨다. 그것이 다 돈이다.
세차장에 가면 차 한 대 당 히스패닉이 7명 씩 붙어 닦는다. 한국 이사짐 센터도 일하는 사람들은 히스패닉들이다. 대부분 불법 이주자들이고 그만큼 인건비가 싸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사실 이러한 불법 이주자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물건은 거의 메이드 인 차이나여서 중국에서 만들지 않은 것을 찾기도 어렵다.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미국인들은 저개발국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류층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말이 좋아 전인교육이지, 결국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 갈 확률이 높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립 학교들도 프로그램이 좋은 곳이 많지만, 아무래도 사립학교를 따라갈 수는 없다. 지현이는 학교 갈 나이가 안 되었기 때문에 사립학교에 보내야 했는데, 예를 들어 우주에 대해 배울 때는 NASA에서 은퇴한 사람을 초청해 이야기도 듣고, 우주선 승무원이 먹는 음식도 주문해서 먹어보고, 우주복을 사서 돌려 입고 사진도 찍고 했다. 학부모 중 극성인 엄마들 중 하나가 그 사진들을 화성사진과 합성해서 컬럼비아 호를 추모한다는 글귀를 넣어 나사에 보내고, 나사의 책임자가 이에 대한 감사의 편지와 자기 방에 그 사진을 걸어둔 사진을 찍어 보내고… 또, 각 아이마다 우주복을 입은 것을 TIME 지 표지 사진처럼 만들어서 주고… 뭐 이런 식이니, 이런 열성(또는 극성)이 없는 부모는 부끄럽게 되는 식이다… 바이올린의 경우는 책이 끝날 때마다 책걸이 식으로 친구들과 그 가족들을 불러 리사이틀을 하고 하는 식이다. 지현이도 떠나기 전에 리사이틀을 했다. 이런 식의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런 행사에는 엄마 뿐 아니라 아빠도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 술마시러 다니고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젠 떠나야겠군…
각설하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런저런 과정으로 통해 나름대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자네들이 결국은 미국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경쟁하는 것이다. 여러분 중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안의 자제들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은 사화로부터 그리고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이다. 여러분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하여튼 세상살기가 쉽지는 않다… 열심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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