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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건강도 생각하시면서 연구하시길.. 씁쓸..

이병호 2003.03.29 18:33 조회 수 : 3556 추천:92

삼가 고 김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서울대에 열심히 연구 또는 공부하는 교수와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인식하기에는 서울대생들은 입학하면 논다는 둥, 전공공부를 하는 시간이 평균 하루 한 시간이라는 둥 ... 이런 식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이런 통계가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문과, 이과를 다 합쳐서 조사를 했을 것이고, 거기에는 전공과 관계 없이 고시공부를 하는 많은 학생들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하여튼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전기공학부 학생들이 참 안쓰럽곤 하다.

내가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을 구박하는 식의 말을 좀 하지만, 사실 전기공학부 학생들은 고생을 많이 한다. 어느 교수님이 어느 학생에게 학점이 3.5 밖에 안 되냐고 했더니, 자신은 죽을 힘을 다 해 공부해서 얻는 성적이라고 했다고 하던데...



그런데, 사실 그리 고생하며 공부해도, 40, 50 대 되어서 회사에서 쫓겨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니, 사실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죽도록 공부하라고 말하기도 미안하다.



그래도 이공계 학생들은 자신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문, 사회계는 그런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은데, 고시 공부만 하고, 취직을 위한 영어 공부만 하고, 이러다 보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교양서적 읽듯이 전공 서적을 읽는 게 아닐까 싶다. 뭐 안 그런 경우도 많으리라 믿지만...

그런데, 이런 학생들이 졸업을 해서 사회에 나가서는 서울대에서 배운 게 없다고 떠들고 다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하여튼 김 교수님의 경우는 서울대에 이렇게 열심히 연구하는 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신성인(좀 심한 표현이지만)의 예라고 위안을 삼았으면 싶다.



사실, 장 승업이 도자기 굽는 가마에 들어가 죽었다고 하면 치열한 예술혼이라고 하지만, 공대 교수가 과로사했다고 하면 비정상적인 워크홀릭처럼 비추어지는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글픈 일이지만...



어쨌건, 사실,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는 나이대가 조심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나도 밤을 샌다는 것은 이젠 겁이 나서 못 한다. 여기 연구년을 오신 타대학의 어떤 교수님도 40대 초반이신데, 학생시절처럼만 생각하고 밤 3시까지 연구실에서 일을 하고 집에 왔더니 다음 날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하시는 것을 봤다.



마음은 젊다고 생각하는데, 몸은 못 따라주는 것이다.

여러분도 이럴 때가 멀지 않았다(심한 말인가?). 나도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



다음 주에는 내가 여행을 가려 한다. 지현이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서 그랜드 캐년에 다려오려 하는데, 사실은 죽도록(?) 운전만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컴퓨터 억세스가 되는 곳에서는 메일 체크를 할 텐데, 급한 일이 있으면, 윤 자혜 씨에게 말해 두길 바란다.



모두 열심히 운동도 하고, 건강히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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