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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정말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이병호 2002.10.31 19:38 조회 수 : 3504 추천:111

여러분들이 거듭 축하를 해주어 고맙게 생각한다.

축하 메시지 중 백미는 "순산을 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울컥해졌다"는 졸업생의 e-mail인데, 하여튼 정말 모두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아이들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고 또 곧 아기를 낳을 졸업생도 있는데, 모두 잘 낳고 잘 기르기를 바란다. 같은 학부모로서 여러분이나 나나 같이 늙어갈 것 같은데...



아빠 노릇 하기도 힘들군. 내일에는 할로윈 파티에 데리고 가야 하니...



내가 한국에 없어 차질이 있는 일들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이 모두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

송 교수께서 우리 연구실에 다녀간 것 같은데, 내가 없어도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더군.



정 성용은 그 와중에도 삼성에 산학장학생이 되는군...



첫째를 기르면서 어떻게 저렇게 몇 년 안 지났는데도 자기 생각이 있고 사고를 하는 '사람'이 되는 걸까 정말 신기하게 느낄 때가 많이 있다.



키텔의 열물리 책의 Chapter 1인가 2의 연습문제에 이런 것이 있다.

원숭이가 마구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세익스피어의 햄릿을 타이핑할 확률을 구하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 숫자를 기억 못하겠지만 (그리고 그걸 계산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지구의 나이가 10의 10승 초인데, 그 확률은 10의 300승 분의 1이라는 식...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숭이 숫자 만큼의 원숭이들이 지구가 생길때부터 모두 각자 타자기들 앞에 앉아 분당 몇 백타 씩 타이핑을 해도 아직까지 햄릿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만들어지려면 너무너무 멀었고... 한마디로 이런 것을 '불가능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진화냐 창조냐를 얘기하자는 건 아니지만, 생명체가 만들어진 것은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정말 놀라운 것이고, 지능을 갖는 생명체가 태어난 것은 더더욱 놀라운 것이고, 여러분들 처럼 똑똑한 사람들이 생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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