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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과 노벨상

이병호 2002.10.12 02:43 조회 수 : 3770 추천:108

매년 이맘 때는 노벨상 때문에 야단들(?)인데, 올해의 경우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



이번에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일본인은 아마 특허의 발명자여서 받는 것 같은데, 논문이라고는 써 본 적이 없을 것 같군. 전기공학 전공자라는데, 화학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도 모르겠다.

노벨상은 큰 영향을 미친 단일 업적에 주는 것이니, 그 취지에는 맞을 것이다.

이 사람은 자기 회사에서 이 특허와 관련해 인센티브를 받은 것도 별로 없는 모양인데(직위도 주임인 모양이고), 일본 내에서는 나카무라 쇼크 이야기가 다시 나올 법도 하다.



우리 언론에도 보도되었지만, 나카무라라는 일본인이 high-power blue LED의 실용화 공정을 개발하여, 자신이 일하던 일본의 자그마한 기업체가 졸지에 수 (수십?) 빌리언 달러를 벌게 해 줬다는 것이다. 그런데, 회사가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 이 양반이 화가 나서 이곳 UC Santa Barbara의 재료과 교수로 왔다. UCSB에서는 아마 이 사람을 끌어 오기 위해 무슨 디스플레이 연구소인가를 만들어 주고 이 양반을 디렉터를 시켜준 것 같다.

이 양반은 이곳으로 옮기고 자신이 다니던 일본 회사를 상대로 특허권 소송을 냈다.

1심이 얼마전 일본에서 있었던 모양인데 이 양반이 졌다. 하지만, 얼마의 응분의 대가를 그 회사가 나카무라 교수에게 지급하라고 할 모양이다.

어쨌던, 대개 특허권의 소유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건 우리도 그렇고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이 양반이 재판에서 이기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이 일본에 충격을 준 것은 이렇게 발명자에게 별 대우를 안 해주는 것이 일본 회사들에서는 흔한 모양인데, 나카무라 박사처럼 일본 회사를 때려 치우고 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3년 연속 일본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고 올해는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모두 받으니, 이에 자극된 우리나라 관료들이 가만 있지를 않을 것이다. 자연과학자들도 정부가 기초과학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처럼 작은 나라가 제한된 자원으로 어떤 연구를 지원해야 하는가는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의 한을 풀기 위해 천문학 같은 또는 입자물리 같은 연구에 정부 지원을 팍팍 해 줘야 하는 건지, 아니면 곧 산업화할 수 있는 공학 분야의 연구에 지원을 해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건지.



그런데 정부의 공학 분야의 프로젝트 지원도 사실 문제점이 크다. 이는 관료만의 잘못이 아니라 참여 연구진들의 잘못이기도 한데, 항상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스펙들을 들이대며 이런 걸 개발하겠다고 계획서를 써낸다. 이래서 과제를 받으면 많은 경우에 결국은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평가 받는다. 대규모 연구비의 과제일수록, 만약 과제 수행 결과가 실패로 평가되면 담당 공무원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점 때문에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이 비슷한 과제를 하려하면 중복성을 문제삼는다.

제한된 연구비에서 어떻게 비슷한 주제의 연구를 하겠다는 것을 또 지원해 주느냐는 논리다. 이미 다른 사람이 수행한 '성공'한 과제가 있었는데. 그래서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서는 더 앞선 세계적 스펙을 들여대고 개발하겠다고 해야 한다.

결국에 가서는 연구비는 국가적으로 엄청나게 투자되었는데, 왜 산업화가 안 되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정부과제 지원에 대해서는 이것만을 담당하는 박사급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학회들을 다니고 여기 전기 연구소들을 다니고 어디서 무얼하는가를 보러다니고, 누가 잘한다는 소리가 있는지를 파악하러 다니고 뭐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줄 때에는 이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하여튼, 여러분과 직접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니...



여러분도 뭔가 중요한 일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연구를 하길...

어느 교수님의 말씀처럼, 노벨상이 아니라, 노벨처럼 돈을 많이 벌어 불쌍한(?) 자연과학자들에게 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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