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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축사

이병호 2021.02.26 15:06 조회 수 : 381

아래는 내가 오늘 전기정보공학부 졸업행사에서 말했던 축사.

졸업하는 유찬형 박사, 이병효 박사에게도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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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축사

 

안녕하세요?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이병호입니다.

 

먼저, 여러분의 학위 수여를 축하 드립니다.

학사, 석사, 박사의 그 단계는 다르나, 각각의 과정을 완수해 낸 노력과 시간을 생각할 때, 정말 소중하고 자랑스런 자리입니다.

여러분, 고생 많았습니다. 사실 우리끼리는 잘 아는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의 커리큘럼은, 한 마디로 어렵습니다. 숙제 하느라, 시험 보느라, 프로젝트 하느라, 실험하느라 고생한 기억들이 생생할 것입니다. 박사, 석사를 받는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행하고, 연구하고 논문 쓰느라 힘들었던 기억으로 울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교수 대표로 제가 축사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가 학사학위를 받으며 졸업한 지가 34년 되었네요. 여러분 태어나기 전일 텐데 제 기억은 또렷합니다. 축하해 준 가족들, 그 중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지난 30여 년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전기공학이 있습니다.

저는 저를 가르치셨던 스승님들이 예상하시지 못했던 세상을 살았습니다. 제가 대학교에서 전산개론을 배우던 시절에는 프로그래밍 숙제를 펀치 카드에 1/0을 표시해서 전산원에 제출하고 그 다음날 가서 프로그램 실행 결과를 얻거나, 좀 더 발전된 형태로는, 전산원에 가서 모니터를 보며 프로그램 입력을 해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16비트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제가 대학을 마치고 석사과정에 들어갈 때 즈음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고, 지도 없이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운전하고, 4차산업혁명이 이야기 되며, 인공지능 스피커가 쓰이는 시절이 오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졸업식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를 막지는 못 했지만, 이와 같은 온라인 행사를 가능하게 하고 온라인 수업을 가능하게 한 것도 역시 통신, 컴퓨터 등 전자공학의 승리가 아닐까 합니다.

 

34년 전의 제 학사학위 졸업식 때 참석했던 그 누구도 오늘날의 세상은 예상 못 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제가 상상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갈 사람들입니다. 실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고 개척해 갈 사람들입니다. 아닌 것 같다고요? 경험이 말해줍니다. 제가 30년 전 같이 공부하던 잘 알던 선후배님들 중에 강인엽 사장님, 진교영 사장님, 김택진 대표님,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누군지 모른다면 인터넷 검색을 해 보세요. 바로 여러분들의 미래 모습일 수 있고, 여러분 중에서 더 큰 인물들이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여러분이 활발히 활동을 시작할 때 즈음일 10년 후엔 저는 은퇴하고 이 곳에 없을 겁니다. 30년 후의 이런 졸업식에서, 아마도 여러분은 부모로서 자녀의 졸업식에 참석할 수도 있겠고, 축사를 하는 교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혁신된 세상일지 상상이 어렵지만, 그때 여러분이 그 세상을 만든 주역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물론 여러분 중에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일하지 않고 다른 길로 나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친구들도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성적이 좋았던 학생, 덜 좋았던 학생이 있었지만, 이제 여러분은 우리 자랑스런 동문이고 우리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를 위해 여러분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앞날이 전개되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는 여러분에게 ‘꿈’을 좇아 살라고 말하겠습니다. 개인적 이익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이루어 가는 사람들이 되기 바랍니다.

사람은 경제적인 이익만을 좇으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의미를 추구하며 살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복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동년배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환경을 갖추었고, 능력을 갖추었고, 이제 학식도 갖추었습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말고, 의미를 찾아 사는 인생이 되기 바랍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험한 세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있고, 노력해도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도 맞닥뜨릴 것이고, 불운이라고 생각되는 일도 있을 수 있고, 자신이 추구하던 인생에 회의를 느끼는 일이 있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랍니다. 학창시절을 생각하기 바랍니다. 이 시절의 순수성을 생각하고, 어두워진 301동을 걸어 내려갈 때의 밤공기를 생각하고, 거기 묻어둔 꿈을 돌이켜 보기 바랍니다.

 

선택의 갈림길을 맞닥뜨릴 때,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택하기 바랍니다. 유혹 받는 길이 아니라 옳다고 믿는 길을 택하기 바랍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자신의 자존심을, 자긍심을 끝까지 지키기 바랍니다.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했던 말 중에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The future always belongs to younger generation.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invent it.

 

현재와 상상할 수 없는 미래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의 해답은 여러분이 가지고 있습니다.

꿈을 좇아가며 미래에 대한 열정에 가슴이 뛸 때, 바로 응답하라 2021의 주인공은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오늘 자랑스럽게 교정을 떠나는 여러분에게 탄탄대로만 펼쳐질 것이라고 제가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굳은 의지와 끓는 열정과 끊임 없는 성찰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바라며,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보람과 의미가 충만한, 축복 받은 삶이 여러분 앞에 펼쳐지기를 뜨겁게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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