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 강진구, 전영희 결혼"

2006.04.24 05:55

이병호 조회 수:3940 추천:140

지난 번 백 승인의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울먹거리며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고, 홍 지수의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신부에게 바치는 노래를 불렀다.

오늘 강 진구와 전 영희의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만세를 부르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히 신부 모시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보통 처음에는 남편이 큰 소리치다가 나이가 들어 가면서 역전되기 마련인데... 처음부터...



하여튼 행복하게 잘들 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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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결혼식에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는 하객 여러분께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주례인 제가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 한 쌍의 부부를 낳아서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양가 부모님께 축하를 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날을 택하여 신랑 신부 양가 어른들과 일가 친척, 친지 그리고 이 많은 하객들을 모신 가운데 이 사람이 주례를 맡게 된 것, 또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신랑과 신부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였기에 감회가 더욱 특별합니다.



신랑 강 진구 군은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삼성전자와 도시바 삼성 스토리지 테크놀러지 코리아에 근무하면서 DVD Writer 개발 업무를 수행한 후, 현재에는 칩스앤미디어사에서 동영상 압축코덱을 개발하고 있는 장래가 아주 촉망되는 청년입니다. 신부 전 영희 양은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2004년부터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에 근무하면서 PDA 폰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뛰어난 재원입니다.



이 두 사람은 좋은 가문 출신으로서 지식과 교양을 쌓았기에, 이 주례가 더 당부할 말이 없겠지만, 이 사람이 인생의 선배로서 느낀 점을 신랑, 신부의 지도교수 입장으로 당부함으로써 주례사에 갈음할까 합니다.



신랑, 신부 두 사람은 오랫동안 사귀면서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같이 나눌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섰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생활이 장밋빛으로만 비치겠지만, 그런 환상은 곧 깨어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은 생활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집안 대소사의 문제에서부터 경제적 운용의 문제 등 많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다소간 갈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먼저 결혼했던 이 세상의 모든 부부의 경험이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서, 부부가 살다 보면 좋은 일과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슬프고 어려운 일들도 생깁니다. 이럴 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지켜주지 못하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은 스스로 택한 것이 아니지만, 오늘 신랑 신부의 이 인연은 온전히 자기 스스로 취한 선택입니다. 이렇게 선택한 인연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꾸어가는가 하는 것은 오직 본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모든 일에 앞서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용서해 줍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없어지지만 사랑은 남습니다. 신랑, 신부의 사랑은 이제 시작입니다. 서로 사귀면서 확인했다고 생각한 사랑은 사실은 사랑의 씨앗입니다. 이제부터 진정한 멋진 사랑을 평생 가꾸어 가십시오.



이를 위해 ‘상호존중’과 ‘양보’를 명심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공부도 같이하고 같은 회사에 다녔었기에, 서로의 능력과 하는 일을 속속들이 잘 알 터인데, 그것이 서로의 이해를 돕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서로의 권위와 가치를 얕볼 수 있는 요인이 될 우려도 있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양보하세요.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며 양보하기 바랍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서로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지식과 격정에 의존하지 말고 지혜와 슬기에 의지하십시오.



그리고, 사회에서는 서로 경쟁하고 평가하고 평가 받지만, 가정에서는 서로 위로하고 감싸야 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또 스스로 중요한 사람임을 가정에서 확인 받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은 시골의 펌프 물과 같다고 했습니다. 펌프는 처음에는 아무리 펌프질을 많이 하여도 물이 올라오지 않고, 빈 소리만 요란합니다. 그 이유는 땅 속에 물이 메말라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펌프에 물이 메말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펌프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 넣으면 지하수는 샘물처럼 솟아오르게 됩니다.



가정의 행복도 이와 같습니다. 서로의 단점을 불평하지 말고 매사에 믿음과 사랑과 감사의 물을 부어 넣으면 행복의 샘물은 밑에서 콸콸 솟아오르게 될 것이고, 신랑 신부와 또, 태어날 2세들이 이 행복을 맛보며 기뻐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2세들을 양육할 때에는, 세상에 휘둘리지 말고 올바른 철학을 갖고 기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십시오. 행복한 가정, 온전한 가정, 쉼터가 되는 가정을 서로의 노력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또한,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양가 부모님을 깊이 이해하고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자신을 낳고 길러주신 친부모와 똑 같이 생각해서 양가를 내왕하면서 정성으로 효도를 다 해야 마땅합니다.



‘내리 사랑’이 크다는 것은 신랑 신부가 2세를 낳아 기르다 보면 진정으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중에 깨닫게 될 것을 지금부터 알아 양가 부모님께 잘 한다면 얼마나 화목한 가정이 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는 사랑으로 조화로운 가정을 이루길 다시 한 번 당부합니다. 신랑은 학창시절 홀로그램 정보 저장 장치를 연구했고, 신부는 광섬유 격자 소자를 연구했습니다. 서로 좀 다른 분야를 연구했는데, 잘 모르면 서로 물어보세요. 어쨌든 둘 다 빛에 대해 연구하다가 이런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빛은 직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절 하여 퍼지기도 하고 산란되기도 하여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힙니다. 신랑 신부의 사랑도 이와 같이 원칙을 지키면서도 유연성과 포용성을 갖추어, 가정을 밝히고 세상을 밝히는 행복의 모범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를 함께 하여 주신 하객 여러분께서도 새 출발하는 이 아름다운 가정을 지켜 봐 주시고, 미흡할 때는 따뜻한 보살핌이 있으시기를 부탁 드리면서, 이 가정이 항상 축복 받는 가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간단하나마 두서 없는 말로 이만 주례사를 마칠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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