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염 교수가 Saleh와 Teich가 쓴 Fundamentals of Photonics 2판을 갖고 왔다.
지난 2월에 Saleh를 미국에서 만났을 때, 그 다음주에 2판이 나온다고 하더니 우리나라에도 수입된 모양이다.

1판을 내가 광전자공학의 교재로 쓰곤 하댔는데, 1991년에 출판된 것이라 너무 오래되어 문제였다. 최근에는 절판되었었고.
우리 연구실에서도 신입생이 들어오면 선배들이 이 책으로 신입생 교육을 시켜왔다.
새 판에는 photonic crystal을 하나의 챕터로 설명하고 negative refractive index도 언급하는 등 최신 기술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어 좋은 책이다.
다만 값이 너무 비싸서 교재로 사용하기가 좀 부담된다.

어제는 Pochi Yeh 교수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올해 미국광학회 창립 90 주년 기념 행사로 미국광학회의 각 저널마다 역사상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50편 씩을 선정했는데, 자신의 JOSA 논문이 거기 포함되었다고 내게 알려 온 메일있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랑할 사람을 떠올리다 내가 생각난 거니 그래도 감사해야 하나...

물론 Pochi Yeh 교수님의 업적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Anisotropic 다층구조에서 광파 해석을 위한 이론적 틀을 만들었고, 소위 photonic crystal 이라고 볼 수 있는 초창기 일도 했다.
이 분이 Yariv 교수와 쓴 책들은 고전이 되었다.
그런데, 더 이상 이렇다할 연구는 하지 않는다.
8월말에 CLEO PR에 올텐데, 서울대도 아마 방문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는 Yariv 교수의 책의 새 판에 공저자로 들어갔고 (이 말은 Yariv 교수가 자신의 책의 새 판을 쓰려는데, 믿을 만하게 도와줄 능력을 가장 잘 갖춘 사람이 Yeh 교수라고 생각했단 뜻이겠지.),
몇 년 전에는 Claire Gu 교수와 액정광학에 대한 책을 섰다. 이 책은 서울대, 부산대 등에서 액정하시는 분들이 대학원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Yeh 교수님이 직접 LCD 개발 같은 것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전문가가 보기에는 잘못된 소리들도 쓰여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액정 광학에 대해 이렇게 체계를 갖고 쓴 좋은 책이 없어 유명한 교재가 되었고 디스플레이 1인자인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교재로 쓰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저명한 교수들을 보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임팩트이다. 이를 위해 선도적인 논문을 쓰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또 부차적으로 (연구비가 없어 연구를 못 하게 된 경우 등에) 좋은 책을 쓰거나 좋은 책을 편집하는 것, 또, 좋은 저널의 편집위원이 되는 것을 크게 생각한다.
사실 좋은 책을 쓴다는 것은 무지 힘든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수 업적으로 책 한 권과 논문 한 편을 같은 비중으로 치기 때문에, 연구에 바쁜 교수님들은 대개 (특별한 사명감이 없는 한) 책을 쓰려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학회에서 활동할 때도, 대개 연구 방면으로 지명도를 갖추고 있어야 명함을 내밀고 학회 활동에 기웃 거릴 수 있다.

하여튼 나의 결론은 항상 열심히 해 보자는 거다...
창의 과제와 함께 우리 연구실도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