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에서

2007.09.15 07:16

이병호 조회 수:3680 추천:95

내가 혹시 아직 인도네시아에 있느냐고, 그래서 지진에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 분도 있었는데,
나는 지난 월요일 아침에 귀국해서 과천청사에 가서 과기부장관(부총리)으로부터 창의연구실 지정서를 수여받고 학교에 잠깐 들렀다가, 저녁에 출국해서, 보스턴에 갔다가 어제 산호세로 왔다.

이번 학기에는 유난히 여행이 많아 나도 괴롭다.
20일 새벽에 귀국 예정이고 바로 학교로 가서 여러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만나고 싶다면...

미국에 하도 자주 오니 지난 번에는 입국심사관이 나에게 "Welcome home." 이라고 하더군.
장시간 비행기 타는 것이 괴롭고 탈 때마다 혹시나 싶어 삶과 죽음을 생각하다 보니 종교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불교사원과 힌두교사원은 정말로 놀라웠다.
그 불교사원은 수백년간 화산재에 묻혀있다가 발굴되었다니 가히 극적이기도 하다.
이런 놀라운 문명을 이루었던 사람들이 왜 오늘날에는 쇠락했는지도 궁금하다. 주변문명과의 교류가 없어 그런 건지, 아마 문자가 없었다는 것도 큰 요인일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로마자를 사용해 자신들의 언어를 글로 표현하는 것을 볼 때 우리가 한글을 가진 것이 참으로 다행이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어제 산호세의 택시 기사는 이디오피아 출신이었는데 한국에 대해 아는 게 많더군. 자신의 삼촌이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박정희, 김일성, 김정일, 현대, 삼성, LG에 대해 상당히 정확히 알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이 사람의 결론은 한국, 일본, 중국 등이 자신의 모국보다 발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거였다.)

족자카르타에서 놀라웠던 것 또 하나는 새벽 4시에 주위의 이슬람교 사원에서 기도 방송을 확성기로 크게 튼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4시에 일어나곤 했다.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한다는데, 힌두교도인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슬람교인이 아닌 사람이 섞여 살기는 무척 괴롭다는 것이다. 공항에도 기도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가장 충성스러운 신도들을 가진 종교이다.
여러분들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든 이들보다 충성스럽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다.
하지만 종교인들의 가장 큰 적은, 서로 다른 종교라기 보다는, 종교는 인간 뇌의 산물일 뿐이라는, 그래서 죽으면 모든 게 사라진다는,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등의 저자)로 대표되는 과학자들의 주장일 것이다.

보스턴의 Optics East에서 keynote 발표는 잘 했다. 김윤희도 발표를 잘 했다. 우리 연구실에서 영어 발표를 가장 잘 하는 학생들을 고른다면 김윤희와 이호원일 것 같다. 내용도 좋아야지...

Optics East는 이제 없어진다고 한다. SPIE에서 적자를 보아 없애는 모양이다. 여기에서 열리던 Javidi/Okano/Son 학회는 내년에는 일단 3월의 플로리다 올란도에서 열리는 SPIE Defence+Security 학회에 들어가겠다고 한다. 같은 플로리다의 St. Petersburg 에서 열릴 Poon교수와 나의 학회 Digital Holography and Three-Dimensional Imaging (DH)과 기간이 겹친다. 여러분이 원하면 두 군데에 서로 다른 논문을 낼 수도 있겠지만, 우선적으로는 DH에 내기 바란다.

나는 여전히 여기서도 한국 일을 하랴, OSA 보드 미팅 회의자료를 공부하랴 바쁘다. Stanford Photonics Research Center에도 가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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