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커밍데이를 마치고

2009.05.10 17:18

이병호 조회 수:3690 추천:9

홈커밍데이에 와 준 졸업생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24명 (+ 가족들) 정도의 졸업생이 참석한 것 같다. 대학에 재직중인 졸업생들은 이런 저런 학회일로 가끔 만나지만 산업체에 있는 졸업생들 중에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 있어 반가웠다. 최근의 결혼식들에서 봤던 사람들도 있지만...

어버이날이 낀 주말이라, 아마 집안 행사가 있을지도 몰라 오기 어려운 졸업생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이들 참석해 주었고 날씨도 좋았다. 우리들이야 오랜만에 봐도 그 모습이 그 모습인 것 같은데 아이들이 커 가는 걸 보면 시간이 가는 걸 절감하게 된다.

국내건 국외건 우리 연구실처럼 졸업생을 많이 배출한 연구실은 아주 드물다. 국내에서는 몇 대학 말고는 학생들이 대학원 진학 보다는 취직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대학원 학생 수가 작고, 서울대 전기공학부 내에서도 우리연구실의 업적이 좋아 학생을 받을 수 있는 T.O.가 많고 또 그만큼 지원들을 하니까 신입생들이 꾸준히 들어온다. 외국에서는 우리 정도 되는 규모의 연구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주 큰 연구실(연구비가 엄청 많은)들이 아닌 한 거의 없다. 홈커밍데이란 것도 교수의 평생에 한 번 정도 퇴직할 때 쯤이나 한다.

나는 학회의 각종 위원회 모임에서 여러분들을 만나도 다른 사람에게 여러분이 내 제자라고 소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뭐 별로 그런 걸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이다. 그런데 여러분들 중엔 열심히 우리연구실 출신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가는 곳마다 우리연구실 출신을 만난다고 이야기 하는 분도 있다.

산업체, 연구소, 또 타 기관에 있는 졸업생들도 계속 보람된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 삼성의 소위 'LED TV'의 개발에 큰 역할을 한 졸업생도 있고, 3D 디스플레이 개발에 참여하는 졸업생도 많다.

잘 될 때만이 아니라 어려울 때에도 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우리가 무슨 이너 써클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직장을 바꾸어야 한다든가 등등의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때 체면 불구하고 마음을 터 놓고 상담할 수 있는 선후배, 동료 관계가 되길 바란다.

내년에는 내 연구년 때문에 봄에는 못 모이고 가을쯤에 모여야 할 것 같은데, 그 때까지 또 열심히들 살길 바란다.

이번에 행사를 준비한 방장, 부방장, 그리고 모든 연구실원들의 수고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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