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발표를 잘 마쳤다. 또 발표자료를 달라는 사람 등등이 있었고...
나가사키는 일본 서쪽 끝에 있는 도시인데, 왜 이름이 낮익은가 싶었더니 원폭이 투하된 데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가 않았다. 나리타까지 비행기로 와서 하네다 공항까지 버스로 한시간 넘게 가고, 다시 국내선 타고 와서 공항에서 호텔까지 버스로 한 시간...
헤셀링크 그룹의 학생 한 명이 포스트데드라인 논문이 억셉트 되어 같이 왔다. 북미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미국 촌놈... 일본 와서 신용카드로 다 쓸 수 있고 현금 인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랑 5불을 들고 왔다는 기본이 안 된(?) 학생...
2주 동안 일본을 여행하겠다고 기대가 크더군.
현재 헤셀링크 교수 연구실에서 가장 똑똑한 학생이다. 그러니, 해외 여행을 보내주지...
내가 유학생들에게도 이야기 하고 여러분들에게도 가끔 이야기 했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보다 국제 학술회의에 훨씬 많이 다닌다. 심지어 미국에서 하는 학술회의에도.
비케이 때문이다. 미국 학생들은 교수가 이쁘게 봐 줘야 박사과정 졸업할 때까지 한 번이나 끽 해야 두 번 정도 학회 참석을 한다.
그 학생과 같이 이코노미 클래스에 타려니, 한국에서 잘 나가는(?) 교수로서 약간 체면이 뭣했다.
얼마 전에 시앙 장 교수와 같은 비행기를 탄 적이 있었는데, 같이 이야기를 하다가 탈 때 보니 이 양반은 비지니스고 나는 이코노미고... 서로 나이도 비슷한데.
나도 젊었을(?) 때는 그런 것에 구애 받지 않았고, 미국에 컨퍼런스 가면 모텔에 가서 다른 교수님과 방도 같이 쓰기도 하고 했었지만, 어느 순간 부터는 이게 외국 사람들에게 말하기가 무엇해졌다. 한국의 체면을 깍는 것도 같고.
내가 아는 외국 교수들은 다들 학회 열리는 호텔이나 고급호텔에서 묵는데, 그 사람들이 내 숙소가 어디냐고 물으면, "뭐 저기 차 타고 한참 가서 모텔에서 잔다"라고 거듭 이야기 하는 것이 한국의 위상과도 맞지 않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북미에서 열리는 학회에서는 가급적 개최되는 호텔에서 묵으려 한다. 대신 차를 렌트를 안 한다. 희생되는 점은, 관광을 못 한다는 거다.
내 일정이 무지 빡빡하다. 일요일 밤에 와서 월요일 참석하고 화요일 아침에 다시 간다.
ISOM은 optical memory 분야에서는 메이저 학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엘지, 삼성에서도 항상 오는 학회다. 어떤 세션은 한국 사람들 발표로 도배가 되어 있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삼성과 엘지는, 미국에서 이 회사들을 모른다고 하면 상식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전자제품 파는 데 가 보면 삼성 LCD로 도배가 되어 있다. 엘지 것도 많고... 상대적으로 좀 적지만. 세탁기도 엘지가 무지 많다.
이 회사들이 한국 회사들이란 걸 아는 미국 일반인들이 몇 퍼센트나 될까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자랑스러운 일이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 끝나고 들어 올 때에는 유학생들과 비지팅 스칼라들 사이에서 대유행 한 것이 소니 CRT TV를 사 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메이드 인 저팬인가를 확인하고. 무지무지 무겁다. 당시 한국 제품들은 매장 한 켠에 처박혀 있는 저가 제품이었다.
이제는 한국 제품들이 고급 품질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우리 연구실 출신들이 삼성 LCD 쪽으로 숱하게 갔는데,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
Optical data storge도 한국 회사들이 아주 잘 하는 분야다.
그런데 마켓 현황은 그리 좋지 않은 모양이다.
블루 레이가 생각보다 고전하는 모양이다. 블루 레이 디스크가 PC에 장착되어야 큰 시장이 터질텐데, 일반 소비자들이 그렇게 대용량을 필요로 하지 않아 범용화되지 못하고, 그래서 이쪽 분야 R&D도 제한 받는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 늘 하는 이야기가 3D 디스플레이가 터져야 한다는 둥...
ISOM에서는 NFR에 대한 논문이 많다. 그리고, 놀랍게도(?) 홀로그래픽 데이터 스토리지에 대한 논문들도 여전히 많다. 사람들이 식상했는지, 구두 세션으로는 만들어지지 못하고, 죄다 포스터 논문들이지만.
전에 전승준, 그 전에 강용훈 박사가 했던 것들을 재발견(?) 해서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 문헌 조사를 제대로 안 한 거지...
우리가 계속 그런 걸 할 거라면 내가 일일이 콘택하여 우리가 이런 걸 했었다고 논문도 주고 하겠지만...
ISOM에서 새로운 주제로 plasmonic data storage를 찾았는지, 키노트 발표 다음 세션이 Plasmonic Data Storage에 관한 세션이었고 세 개의 초청논문이 발표되었다. 아리조나 대학/코닝 그룹, 내 발표, 그리고 삼성이 Min Gu 교수에게 프로젝트 주어 했던 것...
Min Gu 교수의 Nature 논문은 여러 사람들이 알더군. Nature의 영향력이 크긴 크다. James Chon 박사님이 11월 말에 우리 연구실에 와서 이걸 세미나를 하실 거다.
그 외에 일반 발표로는 싱가폴에서 보우타이 애퍼춰로 연구하는 팀 (전에 호주에서 초청발표를 했던 팀이고, 이 양반과 D. P. Tsai 교수가 내 발표의 좌장이었다.), 그리고 소니에서도 연구를 하더군. 또 하나는 헤셀링크 교수 그룹에서 광섬유 끝에 멤스 공정 비슷하게 해서 C 에퍼춰를 만들어 붙인 것...
Plasmonic optical data stroage 가능성을 보다 깊이 연구해도 좋을 듯하다. 특허들도 쓰고....
여러분들 중 몇몇은 뭘 하고 지내는지 너무나 조용한데, 곧 좋은 결과를 갖고 내게 연락하리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