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삼성전자-서울대 전기공학부 외국인 석사과정 장학생 프로그램 입학자 선발을 위해 면접을 다녔다.
런던에 가서 그 다음날 면접을 하고 그 다음날 뉴저지로 가서 그 다음날 면접을 하고 그 다음날 산호세로 와서 그 다음날 면접을 하고 내 일정이 끝났다.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 두 분과 삼성 임직원들은 오늘 다시 한국으로 떠났다.
고된 일정이었지만, 삼성에서 후한 대접을 해 주었고 삼성전자 구주총괄, 북미총괄, 산호세 법인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으로는 그동안 중국, 인도, 러시아 학생들을 뽑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영국, 미국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삼성의 인사담당 임직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이 서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울대 졸업생들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나중에 여러분에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고...
이번에 본 외국인 학생들은 영국과 미국의 좋은 대학교에서 졸업을 앞 둔 학생들이다. 서류심사를 통과하여 면접 대상이 된 학생들은 옥스포드 대학, 임페리얼 칼리지, 조지아텍, 텍사스 오스틴, 퍼듀, UCLA, UC Berkeley 등의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은 이번에 어려운 면접을 본 것이다. 다섯 명의 면접위원 앞에서 자신에 대해 10분 프로젝터로 발표를 하고 30분 정도씩 질문 공세를 받았다.
대개의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경력이나 프로젝트 수행 경험 등을 근사하게 발표했지만, 전공 과목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했다. 영국에서 본 몇 학생들은 매우 우수했다. 이번 후보자 중에는 교포 학생은 다 배제시켰기 때문에 이제 우리 학과도 비아시아권 학생들이 좀 생기게 될 것이다.
안타깝지만, 사실 이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것은 서울대의 명성 보다는 삼성의 명성 때문이다. 삼성에서 장학금을 주고 취직시켜 준다는 것 때문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에 영국과 미국에서 뭐 신통한 학생들이 지원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의외로 괜찮은 학생들이 좀 있었다.
삼성 현지법인들은 주요 자리에 굳이 한국 유학생출신들이나 한국인들을 뽑는 것을 고집하지 않고 자격을 갖춘 외국인들을 뽑으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울대도 국제화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나에게도 외국인 학생들의 이메일이 많이 오지만, 그들을 받으려면 집 구하는 것 등등을 해 주는 오버헤드가 부담되어 받는 것이 내키지 않지만 (여러분보다 똑똑하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도 국제화의 길로 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회사가 세계적인 회사이고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결과들을 낸다면 우리나라로 유학오는 학생들이 많아 지는 것이 언젠가는 당연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들이나 재학생들이나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능력을 쌓길 바란다. 그래야 여러분들의 목소리도 먹힐 것이고, 여러분이 침묵해도 겸손이거나 신중한 것이라고 받아들여 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는 사회에 impact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