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루헤에서

2010.06.22 15:58

이병호 조회 수:4039 추천:17

독일 칼스루헤의 OSA 미팅에 와 있다. 7개의 topical meeting을 함께 개최하는 congress이다.
오늘 첫 날이었는데, 최다운은 아직 안 왔지만 아마 내일부터는 열심히 나오리라 믿는다.
나는 BGPP의 프로그램 위원인데 그동안 이 학회에 너무 안 왔기 때문에 미안해서 얼굴을 비치려고 왔다. 물론 논문 심사 같은 업무는 했었지만...

요새는 '에너지'가 유행인 주제라 솔라셀 분야 발표에 참석자가 많다. 심지어 야블로노비치도 솔라셀 관련 플레너리 톡을 했다. 이 사람은 포토닉 크리스탈 이론 논문으로 저명한 사람인데, 몇 년 전에는 플라즈모닉스 관련 주제로 플레너리 톡을 하더니 또 주제를 바꾸었군. 능력이 되니 유행을 따라 주제를 바꾸겠지만, 뭐 저명학자로서는 모양새가 꼭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독일 같은 문화에서 보기에는...

BGPP에도 참석자가 많아 서서 듣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직도 FBG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은 것에 놀랐다.

네이처 포토닉스의 associate editor도 만났는데,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더군. 논문을 내야 할 텐데...
지난주말에 새로 발표된 저널 임팩트 팩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네이처 포토닉스의 임팩트 팩터가 좀 떨어졌다. 뭐, 그래도 22.869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네이처 포토닉스의 associate editor는 학자가 아니다. 젊은 여성인데, 많은 교수들이 친해 보려고 와서 이야기를 하고 자기 연구를 소개하는 것을 보면 (심지어 노트북을 들고 와서) 참... 네이처가 뭔지... 싶다.
이 사람 말이 optics 분야 임팩트 팩터가 대부분 떨어졌다고 그 원인을 분석중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다. Optics Express도 3.8에서 3.278로 떨어졌고, Optics Letters는 간신히 3.0에 턱걸이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리셉션 인사말에서 헤르츠 자랑을 하더군.
그러고 보니, 교류의 단위로 유명한 하인리히 헤르츠가 전자파를 발견한 실험을 한 곳이 이곳 칼스루헤이다. 맥스웰의 전자파 예측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맥스웰은 이를 보기 전에 죽었다.

내가 가끔 수업시간에 이야기 하곤 했지만, 헤르츠는 불행히도 일찍 죽었다. 처음엔 이가 아파서 이빨들을 뽑았고 후에는 아픈 곳이 목으로 번져 결국 자신이 죽을 거란 걸 알고는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거기엔 이런 식의 내용이 있다.
"저때문에 슬퍼하지 마세요. 저를 좀 자랑스러워 해도 됩니다. 이 운명을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하더라도 아마 이렇게 굵고 짧게 사는 인생을 택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 두 달 후에 죽었다.

짧게 살자는 말은 아니고, 굵은 일을 해 보기 바란다.
미국 사람들은 헤르츠라고 하면 렌트카 회사 이름인 줄 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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