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발표를 잘 마쳤다. 이일민 박사, 김세윤, 박정현 등이 내 자료를 만드느라 수고했다.
이 IEEE Summer Topical Meeting은 거의 초청논문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싼 리조트에 (그것도 멕시코란 걸 생각하면 더욱) 가두어 놓고 하는 컨퍼런스라 학생들 참가 하기가 쉽지가 않았으리라...
한국 사람은 나 혼자다. 한국에서 머니까 그러리라 본다. (사실 몇 년 전에 김영민이 칸쿤에 왔었다. 나는 못 왔었지만.)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특히 유럽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좀 긴장되었지만, 그런대로 잘 마쳤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훌륭한 발표라는 이야길 들었는데, 특히 한 사람은 플라즈모닉스 분야 초청발표들 중 제일 우수했다고 나를 추켜세웠다.
내 발표는 일단 양이 많다. 거의 20-30 초에 슬라이드 한 장씩 넘긴다. 좋은 발표를 하기 위해선 우선 내용이 좋은 게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내가 홀로그래피나 3차원 디스플레이, 회절광학 등을 다루는 학회에 가면 날아 다니지만(?) 플라즈모닉스 학회에 오면 좀 위축되는 게 사실이다. 남들 초청 발표는 뭐, 네이처 시리즈, PRL 등에 나온 걸 떠드는 게 대부분이다. 최하가 Nano Lett다...
어쨌든, 벤 이글턴, 크라우스, 마이어, 힐렌브란드, 가에타, 그리고 Progress in QE 저널에 나를 초청했던 호주 학자 등등이 내 발표를 들었다.
내 일정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니고 모레 1시간 반, 글페 1시간 반 칸쿤 시내에 가서 단기강좌를 해야 한다. 돈 없어 등록 못 한 멕시코 학생들이 청중이지만, 함께 강의들을 하는 유럽에서 온 훌륭한 연사들도 자리에 앉아 들을 거라, 헛소리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 아마 다른 연사들은 자기 일만 발표할 것이다. 나처럼, 단기강좌에서 전체를 오버뷰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으리라. 그만큼 전체를 오버뷰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남의 일들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내가 고생하는 만큼 여러분도 열심히 연구하길 바란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 여기가 관광명소인데, 사실 칸쿤하면 그것 말고도 몇 년 전 한국 사람이 WTO 농업협상에 반대하면서 자살한 곳이란 생각도 든다. 요새 나온 청소년을 위한 역사책을 보니 그걸 크게 다룬 것도 있지만, 사실, 누가 알아주겠는가? 어떤 의미에서 '의미'란 부여하기 나름이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겁게 연구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