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중경에서

2004.10.12 11:38

이병호 조회 수:3637 추천:104

송 교수가 내 사정을 좀 알아주는군...



메일 서버에 접속이 안 되니 여기에 글을 남겨야겠군.

최 경식의 논문은 내가 다시 고쳐서 제출했고,

Photonics Asia 논문을 낸 사람들은 스스로 웹에서 어프루브를 했으면 그것으로 되었네(어프루브를 안 한 사람은 없는 것 같군. 아직 못 쓴 사람은 빼고...). 어프루브에 대한 확인 메일은 오지 않고 나중에 스타일 체크를 통과한 후에 이를 알리는 메일이 올 것이네.



중경은 엄청나게 큰 도시이군... 인구가 캐나다의 인구보다도, 영국의 인구보다도 많다고 하니.

여기 아마 한국인 축구 코치가 과거에 일했었던 모양인데 이곳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인상을 남긴 모양이다. 소나타를 비롯한 현대차가 많이 눈에 띠는데, 아마 북경의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만든 것인 것 같고...



이 학회는 광섬유 센서로 유명한 Rao 교수가 조직한 것인데, 장강(양자강)을 타고 여행을 한다는 미끼로 유명한 사람들을 상당히 끌어 온 학회이다.

나는 관광보다도 초청논문에는 응한다라는 정책(?)과 정치를 위해 온 것이지만. 그래서 올해 외국학회에서 내 초청논문이 여섯 개이고 각각 다르게 하려니 나도 죽을 맛이다.



중국사람들은 자존심이 대단해서 논문집 제목도 한자를 병기하고, 여기 환영 플래카드도 대개 붉은 바탕에 열렬환영이란 말로 시작하는 한자 투성이이다. 축사를 하는 관리는 (전에 난징에서의 부시장이라는 여자도 그랬지만)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중국말을 해댄다. 물론 통역을 하지만.



이번 학회는 호주사람들이 많이 와서 호주와 이곳(중국 서부) 사람들간의 특별 워크샵을 별도로 진행한다. 이 호주 사람들은 몇 년 전에는 한국과 같이 해보자고 한국에도 오고, 한국 학자들이 가기도 하고 해서 공동 워크샵을 하며 난리를 치던 사람들인데, 한국에서의 광통신이 좀 주춤해지면서, 중국으로 방향을 바꾼 모양이다.

플레밍 같은 사람은 아마 하이 파워 광섬유 레이저 쪽으로 앞으로는 연구하려는 모양으로, 정 윤찬 박사 논문을 열심히 인용하고 있더군...



여기에서 일하는 도우미 학생들과는 전공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질 못했지만, 그 중에는 영문과 대학생들이 몇 명 있는데, 영어를 아주 잘 한다. 놀라운 것은 외국에 나가보지 않은 학생들이란 것이고, 그 중 한 명의 경우는 아직 중경 근처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이런 학생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한 번 가보는 것이 얼마나 꿈꾸는 것이겠는가? 여러분들은 숱하게 외국 학회를 다니는데...



휴대전화는 많이 있지만 역시 가질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은 제한되어 있고, 차를 사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유지비 및 고속도로 통행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이 낮다고 한다.



토요일에 반나절 관광을 위해 택시를 대절하여 탔다가 죽는 줄(?) 알았다. 과속은 물론이고, 중앙선을 넘고 마주오는 차에게 비킬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각설하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또 젊은 학생들은 아직 풍족한 생활에 물들지 않아서인지(?) 갖고 있는 것은 열정뿐인 것 같다.

중국 인구가 좀 많은가? 여러분이 한국에서 상위 0.1%에 드는 학생이라면 사실 숫자로 치면 중국으 상위 영점 영 몇 퍼센트 이내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한다.



오늘 어떤 일본 교수는 내게, 아시아는 모두 한자를 써야 여행을 하기 편하다는 일종의 '대동아 공영권' 이야기를 또 했다.

이런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기술이 일본을 앞설 수 있겠는가? 그동안 그렇게 노력했지만 참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러면 우리의 기술이 중국보다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중국 사람들을 우습게 본 것이 우리 오천년 역사상 정말 최근 한 일, 이 십년 뿐인가, 아니면 앞으로도 그럴 수 있겠는가?



내달에 북경에서 있을 Photonics Asia/APOC에 내가 또 가야한다. 컨퍼런스 하나의 공동췌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 학회 컨퍼런스들에 접수된 논문이 천 편이 훨씬 넘는 것 같고, 물론 대부분은 중국 논문들이다. 아직은 수준이 낮은 논문이 많지만, 이미 주요 저널에 중국 논문이 많이 실리고 있다.



여러분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러분들은 일종의 국가대표 선수이다.

축구를 할 때, 여러분들은 우리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보다 경제적 지원을 못 받았는지와 같은 현실 조건에 관계없이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점이 무지 많지만, 국민과 언론에서는 그런 것들은 고려 않고 오직 서울대가 세계에서 몇 위라는 숫자만을 이야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의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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