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이사

2003.02.21 18:42

이병호 조회 수:3730 추천:96

성공적으로 이사를 마쳤다.



집 전화는 똑 같고 1-805-961-9654

새 주소는

225 Pacific Oaks Road # 208

Goleta, CA 93117, USA.



인터넷 연결은 Verizon(전화선)으로부터 Cox(Cable TV)로 바꾸어 했다.

Verizon은 새로 하는데 열흘이나 걸린다고 하고, Cox는 하루만에 되니, 나처럼 참을성이 없는 사람에게는, 또는 여러분과의 약속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에게는, 선택이 자명하다. 전에 보니 Verrizon은 모뎀과 설치 CD를 우편으로 보내고 마는데, Cox는 직접 사람이 와서 모든 것을 끝내니 경쟁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일처리가 느려서 답답한 적이 많다. 어제 이사짐을 나르는 것도, 그렇게 많지 않은 짐을 두 사람이 와서 6 시간을 들여(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옮겼는데, 시간당 80 불씩 해서 480불을 아파트 사무실에 청구할 거란다.

한국 같으면 하루에 두 탕도 뛸텐데.

전에 내가 여름방학동안 커넥티컷에 가 있을 때에는 그곳에서 체재비를 좀 받았는데, 일처리가 늦어 결국 내가 귀국한 후 입금이 되었다.



이렇게 느린 것이 미국의 경쟁력을 낮추고 특히 제조업이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송 교수의 말마따나 다른 측면도 있다.

특히 여러사람이 하는 일에는 업무 분담이 분명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분명하다.

책임소홀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일을 꼼꼼히 확인하고 처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안전수칙 같은 것이 있으면 그걸 따라야 하는 사람은 그것을 쓰여진 규정대로 하나 하나 그대로 한다. 비상사태가 생기면 비상사태시 따라야 하는 규정대로 그대로 한다. 만약 안전사고가 생겨도 자신이 그 규정대로 했으면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는 것이다. 규정이 잘못 된 것이면 그걸 그렇게 만든 사람의 책임이고.



미국은 무서운 소송의 나라이기 때문에 잘 못 걸리면 망한다고 봐야 한다.

담배회사의 경우나 최근에는 패스트 푸드 체인점들을 상대로 소송도 걸렸다던데, 그런 것만이 아니라, 예를 들어 꽤 오래 전에 LA의 한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시큐리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한 사람이 강도에게 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아파트 주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수백만불을 지불해야 했다고 한다.



우리가 들어 온 아파트의 경우 지은지가 한 20 년 된 것 같은데, 입주할 때, "이 집은 석면에 관한 규정이 생기기 전에 지어진 집이라 석면이 건축재로 사용되었고 이를 오우너가 입주자에게 통지했다."라는 서류에 서명을 하게 한다. 그리고 가끔 그런 안내문이 온다. 소송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이 곰팡이 문제도 나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현 엄마가 윗집에서 전문업체가 와서 곰팡이를 제거하는 것을 보고 서로 이야기를 해보다가 아파트 사무실에서 그 비용을 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이 사람들은 이런 것을 아파트 소유자에게 당연히 요구할 권리라고 여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오피스에 곰팡이 이야기를 한 것이고, 거기에 갓난 아이도 있다, 장모님이 유리를 닦으시다가 발을 다쳐 응급실에 가셨었다하는 (병원의 청구 비용이 1400 불 가량 된다. 장모님이 다행히 여행자 보험을 해 오셨지만, 이걸 처리하는 게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야기 등을 하니 겁을 먹은 것인지,하여튼 졸지에 이렇게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좀 더 쾌적한 집으로 이사하기는 했지만, 여러군데 주소를 바꿀 일이 골치아프다.



그런데, 휴대전화를 주는 훌륭한 학교도 있다니...

지방대를 적극 지원한다는데, 앞으로는 우리도 송 교수나 김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모시고 국책과제를 신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번 한국에 갔을 때, 학장님과도 식사를 했는데, 두 가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시던데, 하나는 입시를 보니 서울공대 지원 학생 수준이 낮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떻게 개혁하는 모습울 보여주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아마 '충실한 강의'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 같다.

교수가 좋은 시절(?)은 다 가고, 논문 써라, 연구비 따 와라, 강의 잘 하라.. 이리저리 시달리며 살아야 할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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