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재훈 교수에게는 새로운 기쁨이 생긴 것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그런데 한 편으로는 경제적 부담도 느껴가게 될 것이네.

돈을 버는 마땅한 방법이 있을까? 아마 중고등학생들 상대로 "빛과 논리" 뭐 이런 책을 쓴다면 모를까... 이건 농담이고.



그런데, 돈을 벌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중고등학생들 대상으로 "빛 이야기" 같은 책을 재미있게 쓰면 좋을 것 같긴 하다. 시간이 없어서 문제지. 그리고, 멋있어 보이는 칼라 사진들이 많이 들어가야 할 텐데, 그런 것들을 구하는 게 문제고...

'광공학 및 양자전자 연구실'의 이름으로 여러분과 공저를 할까? 여러분들도 아이디어를 내서 하나씩 이야기를 꾸미고...

나도 지금 돌이켜보면 중고등학생 시절 '전파과학사'에서 발간되는 책자들을 보며 꿈(?)을 키웠었다.



사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교수들이 책 쓰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여긴다. 고시준비용 서적 같은 것은 예외일 지 모르지만, 이공계 서적은 판매부수가 적다.

여러분처럼 능력이 되는 학생들은 굳이 우리 글로 된 책을 읽을 필요 없이 외국의 훌륭한 사람들의 저서를 직접 읽으면 된다.

Francis T. S. Yu 교수(F.T.S.를 Fourier Transform System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께서 내게 자신의 책을 번역하지 않겠냐고 하시는 제안을 어렵게 거절했다. 내게 번역을 부탁하는 두 번째 책이었는데, 두 번 다 거절하자니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첫 번째 책은 다른 분들이 번역을 하셨다. 역시 안 팔린다더군...



학생들을 위해 우리 말로 이해하기 쉽게 책을 쓰는 것도 좋기는 하겠지만, 저서 한 권이 논문 한 편과 동일한 업적으로 간주되니, 수백 페이지씩 책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제정신이 아닌 일이다. 번역서는 업적으로 인정되지도 않고...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논문을 여러 편 쓰는 것 보다는 좋은 책 한 권을 쓰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는 더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중에서 (재학생이나 졸업생이나) “빛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면 내게 알리길… 고생 길이지만.



그건 그렇고...

한국의 어떤 친척은 미국이 곧 전쟁을 할 것 같은데 짐을 모두 싸 갖고 들어와야 하지 않느냐고 우리에게 말하기도 하고, 반대로, 이 곳에서는 내가 여름에 한국에 간다면 다소 의아해 하는 눈치이기도 하다.

OFC에는 참석자가 예전같지는 않을 모양이다. 사전등록기간을 연장했던 것을 봐서는…

여기서도 전쟁이 나면 학회에 안 가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안 가기로 했다. 여기서 비행기표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그 때가 지현이의 봄방학이라 가족을 위해 봉사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노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여유 없이 지내다 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 회의스럽기도 하다.

한국의 일 중 몇 가지 신경쓰이는 일도 있고...

Pochi Yeh 교수님의 회사에 가서 또 세미나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하고,

Pochi Yeh 교수와 책 에디팅을 하나 추진해 보기로 했다.

Claire Gu 교수님을 9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IPTC에 초청했다. 한 두 분 더 9월 초에 서울대를 방문하시게 될 지도 모르겠다.



열심히들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