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떠나면서

2006.07.11 02:22

이병호 조회 수:3770 추천:122

여러분들 덕분에 대만에서 4건의 초청발표를 모두 잘 마치고 공항에 나와 있다.

OECC 외에 대학 두 곳을 방문했었다.

Surface plasmon resonance 시뮬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더군.

우리 일이 발표된 논문들을 알려달라는 것이 가장 어려운 질문이었다...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도 커서 내 발표를 듣기 위해 다른 대학 교수들도 왔었고... (SRP도 그랬고)



대만은 정부가 학회 지원을 많이 해 주는 것 같아 좀 부럽다.

나도 비지니스 클래스 항공료와 일부 체재비를 보조 받는다.

우리나라 학회에서는 Plenary speaker 정도가 되어야 그것도 economy로 가능한 것이 보통이다...



내가 그룹미팅 때 이야기했듯이, OECC가 열린 Kaohsiung은 내게는 추억이 있는 곳이다. 18년전 석사과정 때 처음으로 내가 해외 학술회의에 논문을 발표하러 혼자서 왔었다. 당시까지 국내선은 타본 적이 있었지만, 국제선은 처음 타 보는 것이어서, 비행기가 많이 흔들리는지, 비행기에서 멀미는 안 나는지, 뭐 이런 거를 해외 여행 경험이 있던 이모부께 여쭤보았던 기억이 난다...

대학원 학생이 국제 학회에 참석하는 일도 거의 없던 때였다.

Taipei까지 와서 프로펠러 비행기로 갈아 타고 Kaohsiung에 갔었다.

학회가 열렸던 국립중정대학이 바닷가에 있어 매우 인상 깊었었고, 이번에 그 바닷가를 다시 가 보았다.

당시 한국에서 온 사람은 나하고, KAIST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사람하고 그렇게 둘이었다.

당시 시내 투어를 하면서 IEEE EDL 편집위원을 하던 사람 등등과 같이 다녔는데, 내가 당신같이 유명한 사람과 같이 다녀서 영광이라는 둥 이런 헛소리도 했던 기억이 난다.

18년이 지난 지금 보면 나도 꽤나 유명한 저널의 편집위원을 하고 있고 그게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 카오슝에서 학회측에서 마련한 버스로 타이페이로 오면서 ITRI에 단체로 들렸었다. ITRI는 우리나라의 ETRI 같은 곳이다.

당시 보았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지만, 학회참석자들을 안내했던 책임자가 아마 미국에서 당시 스카웃되어 ITRI로 왔던 사람인 것 같은데, 영어를 무지 잘 했었다는 기억이 있다.

그 학회의 학회장은 반도체 소자 교과서로 유명한 (당시에는 벨랩에 있었던) Sze 였고, 초청연사로 왔던 사람은 벨랩의 Capasso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 후 cascaded quantum well laser로 매우 유명해진 사람인데, 김 정호 박사가 일리노이에 있으면서 아마 이 사람과도 코웍을 한 모양. 지금은 하버드대인가... 어디 교수)



어쨋든 이번에 카오슝을 다시 방문하면서 나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러분들도 나중에 학회 장소를 다른 입장으로 다시 가면서 이런 경험들을 갖게 되길 바란다.



18년 전에 내가 카오슝에 왔을 때, 자비로 왔었고 (당시에는 대학원 학생들이 매월 방비를 모아 잡품과 문구류를 사던 때이다), 내 돈으로 논문집도 한 권 더 사서 지도교수님을 갖다 드렸었다.



이번에 우리 학생중에 기특한(?) 경우를 보게 되어 기쁘다.

윤 일용이 여기를 다녀간후 제주도 학회에 가야 하는데, 태풍 때문에 못갈까 걱정되어 제주도 가는 날짜를 스스로 하루 당겨 가고... (내가 이야기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못 갈 가능성에 대비해서 만약의 경우 자신이 대신 발표할 수 있는 준비도 해 가고...

다행히 나도 내일 제주도에 갈 수 있겠다.



내가 석사과정 학생일 때 어떤 교수님의 퇴임 고별 강연에 동원(?)되어 들으러 갔는데, 그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주제는 인생무상이었다.

물론 지나고 보면 별 거 없고 그게 인생일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면 그게 가장 행복한 길일 것이다...

여러분도 그런 걸 찾기 바라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9 Citation report 5 이병호 2006.07.13 3441
2058 Citation report 4 이병호 2006.07.13 3545
2057 Citation report 3 이병호 2006.07.13 3449
2056 그룹미팅 방장 2006.07.13 3612
2055 Citation report 2 이병호 2006.07.13 3513
2054 Citation report 이병호 2006.07.13 3779
» 대만을 떠나면서 이병호 2006.07.11 3770
2052 민들레 승훈 2006.07.06 3421
2051 Post-Doc 모집 - UC Davis 이병호 2006.07.04 3562
2050 그룹미팅 방장 2006.06.30 3458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