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에서

2012.09.17 07:59

이병호 조회 수:7448

Changchun Institute of Optics, Finer Mechanics and Physics (CIOMP)의 60주년 기념 행사에 와 있다.

OSA 대표단의 일원으로 왔다. 이 대표단의 일원이 아니었어도 내가 초청될 예정이었다.

아무튼 이 대표단은 OSA 전임회장 두 명, 현 회장, 차기회장, 보드 멤버인 아리조나대학 광학센터 학장, 나, OSA CEO, OSA senior staff 한 명, 이렇다.

몇 사람들은 여러분이 안다. 전임회장 두 분은 조 에벌리 (Optics Express 만든 분)와 짐 와이언트 (신공학관에서 과거에 세미나 했던 분)이고, 차기회장은 도나 스트릭랜드 (역시 신공학관에서 세미나 했었다.)이다. CEO인 리즈 로건은 학회에서들 봤을 것이다. 서울대에 오지는 않았었지만 한국에 몇 번 왔었고 내가 광주에 동행했었다.

 

CIOMP는 중국에서 응용광학을 제일 먼저 시작한 의미 깊은 곳이다. 대학원일 뿐만 아니라 수백명의 스태프를 갖춘 연구소이기도 하다. 1950년대에 망원경을 만들었고 196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최초의 레이저 (루비 레이저)를 만든 직후 여기서도 루비 레이저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기념식과 기념 학술회의는 내일 시작되는데, 300명쯤 올 것으로 보인다. 13명 정도가 학술발표를 하는데 내가 그 중 하나다. 주제는 3D 디스플레이로 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호주 등에서도 많은 학자들이 왔고, CIOMP는 Nature Publication Group과 새로운 저널 Light: Science and Applications를 만들었기 때문에 NPG에서 온 사람도 있다. 나보고 초청논문을 내라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사실, 내게 이야기 하기는 초청논문 중에서도 리젝트 한 게 있어서 그 저자(미국 사람)가 업셋되었다고 한다.

 

OSA에서는 나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좀 일을 줄이려고 해도 잘 안된다. 내가 귀국하면 바로 Optics Express 편집위원장 최종 후보자 3인에 대한 전화 인터뷰에도 참여하게 된다. 내가 최종 후보를 정하는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위원이다.

그런가 하면 어제는 Optics Letters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하이 레벨과 로 레벨에서 다 요청이 들어 온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로 레벨(?)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시간도 많이 들고... 요청하는 내용이 이런 투다. 나는 이력서를 낼 필요가 사실 없지만, 형식적 승인을 위해 필요하니 내 달라... 그냥 해 주려고 마음 먹었다. Applied Optics처럼 나중에 내가 이 자리를 여러분 중 누구에게 넘기겠다.

그런가 하면 FiO에서 내가 Holography and Diffractive Optics Technical Group의 의장으로서 간단한 모임을 가져야 하는데, 나보고 발표를 하란다.

 

CIOMP와 OSA의 지도부 회의에서 OSA CEO는 OSA 소개자료 발표를 하면서 내 이름을 여러 번 거명했다. 사실 나는 좀 조심스러웠다. 서양 사람도 아닌 내가, 그것도 젊은 편인 내가 OSA Fellow,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란 직위를 달고 있어,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비쳐질까 싶어...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아무래도 나이가 고려된다.

그게 기우였고, 중국 사람들은 아주 친절했다.

 

지난 토요일에는 OSA Student 행사인 IONS에서 내가 발표를 했다. 중국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미국, 수단, 인도, 러시아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내가 OSA에서 이를 총괄하는 Members and Education Services Council의 의장이기 때문에 내가 발표를 했다. OSA 회장, 차기회장, 전임회장, CEO 등 모두 내 발표를 들었다. 이건 주제를 플라즈모닉스로 했다.

마지막 슬라이드에 내가 Bloembergen 의 글에서의 인용구를 넣었다. 내가 수업시간에 보여주는 슬라이드다.

학생들을 북돋우기 위함 뿐 아니라, Bloembergen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제자가 Ron Shen이고 그의 제자가 현 OSA 회장인 Tony Heinz라는 것을 언급하기 위함이었다.

Ron Shen은 Chinese American으로서 UC Berkeley 물리학과 교수였고, 토니 하인스는 그 제자였고, 지금은 컬럼비아 대학 교수이다. 필립 김을 교수로 뽑을 때 심사위원장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토니 하인즈 교수가 내가 그 글을 어디에서 인용했는지 알려달라고 하길래 논문을 보내주었다. 아마 이를 사용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 글을 맨 아래에 인용한다.

내가 주저리 주저리 글을 쓰는데, 이건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사실 OSA에서도 나를 좋아 하는 이유가 내가 OSA의 많은 분야를 잘 알고 정확한 평가를 하고 좋은 의견을 내면서도, 내가 개인적으로 프로모션 같은 것을 위해, 즉 내 이익을 위해 한 자리 하려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어디나 다 마찬가지다. 자리에 욕심 내는 사람들이 있고, 점점 더 높은 자리를 원하고, 일을 잘 하려하기 보다는 현 직책은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한 사다리로 생각하는 사람... 뭐, 어느정도씩은 다 그렇지만...

학자들중에도 별별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몇 사람 아주 감명 깊게 느낀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조 에벌리이다. 사심이 없는 분이다(할아버지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내 박사과정 지도교수와 친했던 분인데, 내가 JOSK를 OSA의 Optics InfoBase에 넣을 때 심의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이걸 지지해 주었다. 내가 나중에 고맙다고 했더니, 그냥 자기가 그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미국 사람들 중엔 어그레시브 하고, 자기 한 걸 연구든 봉사든 크게 포장하는 사람이 많다. 그게 그 사회 분위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대가가 되어야 이렇게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조 에벌리는 내가 자기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몇 년 전 이분이 나를 추천해서 내가 AIP의 어떤 상의 심사워윈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사실, 그 심사위원들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큰 연구소의 소장 같은 것을 한 사람들이었다. 나를 추천한 이유는 내가 바이어스 되지 않고 객관적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여러분들은 우리 연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말이 길어졌다.

 

여러분이 바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The future always belongs to the younger generation. Since the field continues to attract bright students, it may be expected that unexpected new developments will occur. Generally, history is highly nonlinear, and the course of revolutions and the rise and fall of empires is difficult to predict. The future course of nonlinear optics is also unpredictable.”

 

X
Login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

X